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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 D★P >>

by 이웃집 캐스퍼 2025. 5. 7.

드라마 <D★P 시즌 1 > 포스터

그들을 데려와라 vs. 뭐라도 하지 않는다면

드라마 〈D.P.〉 시즌1과 시즌2 비교 분석 – 끝나지 않은 추적

김보통 작가의 웹툰 『D.P 개의 날』은 2015년 연재 당시부터 한국 군대라는 폐쇄적 공간 안의 구조적 폭력과 부조리를 사실적으로 조명하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2021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드라마 〈D.P.〉 시즌 1은 이 원작을 바탕으로, 탈영병을 잡는 헌병 소속 D.P.(Deserter Pursuit)들의 현실을 담담하고도 강렬하게 풀어내며 국내외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시즌 2는 2023년 공개되어 그 폭을 더욱 확장하며, 단순한 군대 내부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구조의 비극으로까지 시선을 넓힌다.

시즌 1  “그들을 데려와라, 무사히”

드라마 〈D.P.〉 시즌 1은 조석봉 작가의 캐릭터들을 현실로 옮겨오며, 주인공 안준호(정해인 분)가 군 복무 중 탈영병을 쫓는 D.P.로 차출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들을 데려와라'는 명령은 단순한 군 기강 유지로 들릴 수 있지만, 드라마는 그 뒤에 숨겨진 인권 유린, 폭력, 계급적 모순을 하나씩 드러낸다.

시즌 1의 가장 큰 미덕은 밀리터리와 느와르의 긴장감을 버디 무비의 따뜻함과 병치시키는 데 있다. 상반된 성격의 안준호와 한호열(구교환 분)이 D.P. 파트너로 호흡을 맞추며, 무거운 서사 속에서도 인간적인 유머와 연대를 만들어낸다. 또한 한 에피소드마다 다른 탈영병들의 사연이 등장하며, 매회 범죄, 추리, 스릴러의 요소가 느껴진다. 각 탈영병은 단순한 ‘도망자’가 아닌, 폭력의 피해자, 시스템의 희생양으로 묘사된다.

시즌 1의 마지막은 가혹행위로 인해 탈영한 병사가 자살하는 참혹한 장면으로 끝나며, 군 내부의 문제가 더 이상 개인의 일탈이 아님을 선언한다. "무사히 데려오라"는 명령이 얼마나 무의미한 외침이었는지를 드러내는 순간이다.

드라마 <D★P 시즌 2 > 포스터

시즌 2  “결코 바꿀 수 없을 것이다, 뭐라도 하지 않는다면”

시즌 2는 시즌 1의 비극적인 결말 이후, 조직적 폭력을 단순히 ‘사건’으로 치부하려는 군 당국과 이에 맞서 싸우려는 이들의 갈등을 그린다. 안준호는 더 이상 수동적인 ‘명령의 수행자’가 아니다. 그는 직접 진실을 밝히고, 바꾸기 위해 행동하는 주체가 된다.

시즌 2는 시즌 1보다 더 사회고발적인 색채가 짙다. 탈영병 개개인의 이야기를 중심에 둔 시즌 1과 달리, 시즌 2는 군 조직 전반의 구조와, 이와 연결된 외부 사회(정치, 언론, 가족)의 침묵과 방관을 파헤친다. 더불어, 액션과 범죄극의 색채가 더욱 강화되어 추적 장면이나 무력 충돌이 전작보다 거칠고 날카롭게 그려진다.

특히 시즌 2는 '정의란 무엇인가',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라는 미스터리적 질문을 던지며, 관객으로 하여금 스스로 답을 내리게 한다. 이는 단순한 범인 색출을 넘어선, 제도 자체에 대한 추리와 해체의 서사다.

장르적 혼합의 힘: 버디 무비에서 느와르 사회극으로

〈D.P.〉는 다양한 장르의 특성을 혼합해 독특한 서사적 밀도를 만들어낸다. 시즌 1은 버디 무비와 드라마, 시즌 2는 느와르와 사회 고발극에 가까운 구성을 취한다. 이 변화는 단순히 분위기의 차이로 끝나지 않는다. 시즌 1에서 우리는 군대 내의 문제를 '개인적인 고통'으로 인식했다면, 시즌 2는 그것을 '구조적 폭력'이라는 이름으로 제도 전체에 질문을 던진다.

원작과의 비교 – ‘현실’의 힘을 확장하다

원작 웹툰은 날것 그대로의 병영 생활을 리얼하게 담아낸 반면, 드라마는 극적 구성을 통해 인물과 사건에 보다 깊이 있는 맥락을 부여한다. 김보통 작가 특유의 냉소적 유머는 드라마에서 구교환(한호열)을 통해 잘 구현됐으며, 웹툰의 단편 에피소드들이 드라마에서는 연속성과 통찰로 연결되며 하나의 서사로 녹아든다.

특히 시즌 2는 원작을 뛰어넘어 '이후'의 세계를 그린다. 이는 단순한 각색이 아니라, ‘현실을 반영한 창작’이 어떤 방식으로 사회적 대화로 발전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그들은 도망친 것이 아니다, 버텼던 것이다”

〈D.P.〉는 단순한 군대 이야기, 탈영병 추적극이 아니다. 이는 '책임 없는 권력'과 '침묵하는 사회'를 고발하는 목소리다. 시즌 1이 그들을 ‘무사히’ 데려오는 임무를 보여주었다면, 시즌 2는 왜 그들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묻는다. 그리고 이 질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