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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

by 이웃집 캐스퍼 2025. 5. 4.

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 > 포스터

"쌉니다 천리마마트" -미친 짓과 운빨이 만들어낸 기적 같은 코미디

요즘처럼 바쁘고 각박한 세상 속에서 마음 편히 웃을 수 있는 드라마가 흔치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2019년 tvN에서 방영된 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는 정말 보기 드문 작품이었습니다. 장르적으로는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지만, 그 속에는 풍자와 철학, 감동까지 녹아 있어 단순한 웃음을 넘어서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드라마는 김규삼 작가의 동명 웹툰 『쌉니다 천리마마트』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미 웹툰으로도 독특한 세계관과 캐릭터들로 큰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지만, 드라마화되면서 배우들의 열연과 극적인 연출이 더해져 또 다른 매력을 만들어냈습니다. 그 중심에 있는 인물이 바로, 정복동 점장입니다.

★  코미디 속 진지한 사회풍자

드라마의 기획의도는 분명합니다. 무너져가는 대형마트라는 설정 속에서, ‘비정상적인 선택’이 만들어내는 ‘정상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주류 사회에서 밀려난 사람들, 기회를 박탈당한 인재들, ‘별 볼 일 없는’ 인생들이 모여 오히려 그들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흔드는 이야기. 어찌 보면 허무맹랑한 듯 보이지만, 사실은 우리의 현실과 꽤 닮아있습니다.

현실에서는 절대 통하지 않을 법한 정복동의 방식은, 오히려 마트를 살리는 기적을 만들어냅니다. 이는 단지 우연이나 드라마틱한 요소가 아니라,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시도입니다. 사람을 수치로 평가하는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인생의 가치에 대한 철학이 이 드라마 속에는 유쾌하게 녹아 있습니다.

★ 웹툰과 드라마의 차이점 더 깊어진 감정선과 캐릭터

원작 웹툰이 다소 블랙코미디적인 색채가 강했다면, 드라마는 조금 더 휴머니즘적인 요소를 강조합니다. 웹툰의 정복동은 좀 더 냉소적이고 엉뚱한 캐릭터였다면, 드라마의 정복동은 진심이 있고, 사람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또한 드라마에서는 부점장 문석구(이동휘 분)와의 갈등과 화해, 그리고 직원들 간의 케미와 성장 스토리가 보다 깊이 있게 다뤄집니다. 단순히 웃기는 데 그치지 않고, “이들이 왜 이 마트에 오게 되었는가”에 대한 서사를 통해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 정복동의 철학 “나의 미친 짓과 너의 운빨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이 대사는 드라마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 중 하나입니다. 처음 들었을 때는 유쾌한 농담처럼 들리지만, 곱씹어 보면 삶에 대한 꽤 철학적인 태도가 담겨 있습니다.

  • 나의 미친 짓’은 기존의 틀을 깨뜨리는 용기입니다. 정복동은 늘 기존의 방식대로 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반대하는 결정, 말도 안 되는 기획, 이해할 수 없는 인사들… 하지만 그 모든 ‘미친 짓’은 결국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이었습니다.
  • ‘너의 운빨’은 노력과 능력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실의 변수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벽에 막히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정복동은 그것까지 인정합니다. 그러니 오히려, 운을 기다리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고, 실수를 허용하는 조직을 만들 수 있었던 겁니다.

이 말은 결국, "네가 아무리 부족해도, 내가 미친 짓을 해주고, 네가 한 번만 운을 잡으면 된다"는 믿음이 담겨 있는 겁니다. 이 얼마나 따뜻하고 인간적인 철학인가요.

★ 웃음 속 진심, 드라마의 힘

‘쌉니다 천리마마트’는 한 편의 유쾌한 드라마처럼 보이지만, 실은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린 작품입니다. 웃다가도 울컥하게 만들고, 허무맹랑한 설정 속에서 오히려 우리가 잃어버린 진심과 공동체의 의미를 되찾게 만듭니다.

정복동은 말합니다.
"세상에 쓸모없는 인간은 없다. 다만, 그 쓸모를 알아봐 주는 사람이 없을 뿐이다."
이 말처럼, 이 드라마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누군가의 가능성을 믿어본 적이 있는가?"

천리마마트는 현실에 있을 법하지 않지만, 그 정신은 현실보다 더 현실적입니다. 세상이 주는 정답에만 의존하지 말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싸워보라는 용기. 그게 바로, 정복동이 말하는 '미친 짓'의 진짜 의미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