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 법쩐 >
법에는 법으로, 쩐에는 쩐으로! , 복수의 쾌감이 살아있다
드라마를 보다 보면 종종 어떤 작품은 우리의 감정 깊숙한 곳을 건드리며 오랫동안 여운을 남기곤 한다. 그중에서도 **SBS 드라마 「법쩐」**은 그런 드라마다. 이 드라마는 단순한 법정 드라마를 넘어선다. 법과 돈이 얽힌 부패의 카르텔을 뿌리부터 파헤치며, 정의와 복수의 경계를 묻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법에는 법으로, 쩐에는 쩐으로
「법쩐」의 중심에는 한 남자의 복수가 있다. 세상을 움직이는 두 축, 법과 돈. 그리고 그 이면에 숨어 있는 권력과 탐욕의 카르텔. 이 드라마는 정의를 외면하고 돈에 굴복한 사회 시스템을 정면으로 비판한다. "법으로도 안 되면, 돈으로. 돈으로도 안 되면 법으로." 이 역설적인 구호는 드라마의 전개를 관통하는 핵심 문장이자, 주인공의 신념이다.
드라마는 단순한 선악 구도를 넘어서, 선과 악의 경계가 무너진 현실 속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질문한다. 이 작품은 현실적이면서도 통쾌한 복수극이라는 장르의 재미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시청자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고(故) 이선균 님의 강렬한 열연, 그리운 얼굴
무엇보다도 「법쩐」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고 이선균 배우의 압도적인 존재감이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복수와 정의 사이에서 고뇌하는 남자, 은용 역을 맡아 섬세하면서도 강단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그의 눈빛 하나, 말투 하나에는 서사의 무게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고, 그만의 묵직한 카리스마로 드라마의 긴장감을 이끌었다.
특히 복수의 결심을 굳히고 차근차근 카르텔을 무너뜨려 나가는 과정에서 보여준 그의 감정선은 단순한 복수의 분노를 넘어, 억울함, 분노, 절망, 그리고 의지를 오롯이 담아냈다. 이선균 배우의 마지막 주연작 중 하나라는 점에서, 팬들에게는 더욱 깊은 울림으로 다가오는 작품이기도 하다.
권력, 법, 그리고 인간의 탐욕
「법쩐」은 단순히 범죄자를 잡는 법정 드라마가 아니다. 이 드라마는 경제 권력, 정치권력, 사법 권력이 어떻게 얽혀있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개인이 어떻게 희생되는지를 집요하게 보여준다. 은용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스스로 괴물이 되기로 결심한다. 그는 법과 돈을 모두 다룰 줄 아는 ‘양날의 칼’이 되어 권력의 상징인 카르텔에 맞선다.
이 과정은 매우 짜릿하다. 하지만 동시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정의를 위해서도 결국 ‘쩐의 힘’이 필요하다는 씁쓸한 현실은 시청자로 하여금 질문하게 만든다. “정의는 정말 승리할 수 있는가?”
장르적 재미 + 사회적 메시지 = 완성도 높은 드라마
「법쩐」은 범죄, 액션, 스릴러, 법정 드라마의 요소를 모두 갖춘 복합장르다. 치밀한 구성,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 그리고 흡인력 있는 연출이 시청자를 몰입하게 만든다. 특히 몇몇 액션 장면에서는 영화 못지않은 긴장감과 리얼함이 살아 있어, 매회가 한 편의 영화처럼 느껴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재미’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권력과 자본에 의해 조작된 ‘법의 정의’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드라마는 날카롭게 묻는다.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 「법쩐」
요즘처럼 현실이 답답하게 느껴질 때, 문득 떠오르는 드라마가 있다. 바로 **「법쩐」**이다. 그 안에는 복수를 통해 정의를 외치고자 하는 강한 의지,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날 선 통찰, 그리고 고 이선균 배우의 생생한 연기가 고스란히 살아있다. 다시 볼 때마다 새로운 울림을 주는 드라마. 우리 사회의 ‘법’과 ‘쩐’의 진실에 한 번쯤 돌아보게 만드는 강렬한 작품이다.
정의는 때때로 외로운 싸움이다. 그러나 그 싸움이 통쾌할 수 있다는 것, 그걸 보여준 드라마가 바로 「법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