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굿파트너> 기획의도
대한민국, 서울 한복판. 대형 로펌 ‘진&박’의 화려한 외면과는 달리, 그 내부는 매일같이 치열한 생존 경쟁이 벌어지는 전쟁터다.
법의 이름 아래 정의를 논하면서도, 그 실체는 출세와 생존을 위한 전략이 지배하는 냉혹한 오피스 정글. <굿파트너>는 이러한 대형 로펌의 민낯을 배경으로, 법조계에 몸담은 인물들의 욕망, 갈등, 그리고 인간적인 고뇌를 다양한 장르적 색채로 풀어낸다.
이 드라마는 법정 드라마의 형식을 차용하지만, 단순히 정의 구현에 초점을 맞춘 전통적인 ‘법의 드라마’가 아니다. 우리는 오히려 법이라는 무기와 방패를 교묘히 활용하는 인물들의 전략과 역설을 통해, 정의란 과연 무엇인가, 진실은 어디에 있는가를 질문한다. 오피스물의 긴장감과 블랙코미디의 냉소를 더해, 시청자에게 불편하지만 묘하게 웃음 짓게 하는 ‘아이러니의 미학’을 선사한다.
주인공은 완전히 상반된 두 인물이다. 하나는 냉철하고 계산적인 베테랑 변호사, 다른 하나는 이상주의에 불타는 신입 변호사. 둘은 진실과 생존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충돌하며, 로펌 내의 다양한 사건과 음모에 휘말려 들어간다. 단순한 입장 차이를 넘어서, 이들은 과거로부터 이어진 비밀과 복수의 고리를 마주하게 되며, 점차 서로에게 없던 ‘인간적인 균열’과 ‘연대의 틈’을 허락하게 된다.
<굿파트너>는 인간의 도덕성과 법적 정당성 사이의 충돌을 날카롭게 그린다. 정당해 보이는 법률 해석 뒤에 숨은 불의, 도의적으로 옳지만 법적으로 불리한 진실들, 그리고 그 모든 판단을 내려야 하는 변호사들의 심리적 고통. 우리는 법이라는 체계 속에서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인간, 즉 '법을 다루는 사람'의 본질에 주목한다.
이 작품은 장르적 실험에도 충실하다. 사건마다 미스터리적 긴장감을 조성하고, 등장인물 간의 은밀한 관계를 통해 범죄와 복수 서사를 전개한다. 초반에는 일상적인 법률 분쟁처럼 보였던 사건들이 실은 거대한 음모의 조각임이 드러나고, 로펌 내부의 권력 다툼은 점점 살벌한 범죄극의 형태로 변모해간다. 이러한 서사 속에서 블랙코미디는 숨 쉴 틈을 제공한다. 인물들은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냉소적인 유머와 직장인의 생존기술을 활용하며, 시청자에게 현실과 괴리를 줄 수 있는 숨구멍을 마련한다.
복수는 드라마의 주요 축이다. 한때 법에 배신당했던 인물이 치밀하게 계획한 복수극이 법조계 내부에서 조용히 진행된다. 그는 정의를 가장한 복수를 꿈꾸고, 자신의 손으로 직접 ‘악을 징벌’하고자 한다. 하지만 그가 마주하는 것은 또 다른 정의의 기준과 인간의 예측 불가능성이다. 결국 복수는 도구일 뿐, 그 안에 숨겨진 진짜 질문은 “우리는 왜 싸우는가, 무엇을 지키기 위해 법을 선택했는가”에 대한 고찰이다.
단순한 장르적 쾌감이 아니라, 복잡한 인간 군상과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법정이라는 공간은 단지 사건이 벌어지는 무대가 아니라, 인간의 본성이 드러나는 극장의 역할을 한다. 이곳에서의 승리는 논리의 완성도가 아니라, 인간을 얼마나 이해했는가에 달려있다. 우리 모두가 매일 선택의 갈림길에 선 '법적 존재'임을 상기시킨다. 법이 있는 곳에 인간이 있고, 인간이 있는 곳에 언제나 욕망, 갈등, 연민, 그리고 때로는 웃음이 있다. 이 드라마는 그런 인간다움의 본질을, 블랙코미디의 외피와 범죄 미스터리의 긴장감 속에 녹여낸다. 시즌 2 도 기대 가 되는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