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드라마 『킹덤』 매력

by 이웃집 캐스퍼 2025. 4. 8.

드라마 <킹덤 > 포스터

『킹덤』: 조선의 피와 권력, 그리고 좀비가 얽힌 독창적인 공포 서사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은 한국형 좀비 장르의 새 지평을 연 작품이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전염병이라는 공포 요소와 정치적인 음모, 계급 갈등, 인간의 탐욕이라는 복합적인 요소들을 절묘하게 엮어내며 국내외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단순한 좀비물에 그치지 않고, 역사적 정서와 정치 드라마, 서스펜스를 함께 버무린 서사는 『킹덤』을 독보적인 작품으로 만든다.

조선시대와 좀비, 이질적 조합의 성공

『킹덤』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조선이라는 역사적 배경과 좀비라는 서양적 장르 요소의 결합이다. 많은 좀비물들이 현대적 배경에서 진행되는 반면, 『킹덤』은 과감하게 조선을 무대로 삼는다. 조선이라는 시대적 배경은 작품에 깊이를 더해줄 뿐 아니라, 전염병이라는 소재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당시 의료 수준과 정보 전달의 한계, 엄격한 계급 구조는 전염병이 퍼지는 속도와 공포를 더욱 가중시키는 장치로 작용한다.

특히 역병에 대해 무지하고 두려움에 떨면서도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려는 지배층의 이기적인 선택은, 단순한 좀비 출몰보다 더한 공포를 자아낸다. 살아있는 권력자들이 좀비보다 더 무서운 존재로 묘사되면서, 시청자들은 인간의 본성과 사회 구조에 대한 성찰까지 하게 된다.

매력적인 캐릭터와 서사 구조

주인공인 세자 이창은 단순한 왕위 계승자가 아니라, 부패한 권력 구조 속에서 진실을 파헤치고 백성을 지키려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는 좀비와의 전쟁뿐만 아니라, 조정을 장악한 실세인 조학주 일가와도 대립한다. 이런 정치적인 갈등 구조는 단순히 좀비로부터 생존하는 이야기를 넘어, 조선이라는 국가가 안고 있던 모순을 조명하는 방식으로 확장된다.

또한 의녀 서비, 무사 영신, 조학주 등의 캐릭터들도 각자의 사연과 동기를 지닌 인물들로 생생하게 그려진다. 특히 서비는 여성이라는 한계 속에서도 과학적 사고와 행동력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가며 강한 인상을 남긴다. 조연들조차 뚜렷한 개성과 드라마적 서사를 지니고 있어 몰입도를 높여준다.

정치적 은유와 사회적 메시지

『킹덤』은 단순한 공포물이 아니다. 작품 전반에 깔린 메시지는 놀랍도록 오늘날의 사회 문제와도 닮아 있다. 정보 은폐, 권력 유지, 계층 간의 단절, 기득권의 탐욕은 현대 사회의 여러 단면과 맞닿아 있으며, 좀비는 그 상징으로 기능한다. 민중은 무지한 채 희생당하고, 지배층은 생존이 아니라 권력 유지를 위해 움직인다. 역병보다 더 무서운 것은 바로 인간의 이기심이며, 『킹덤』은 그 점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특히 조학주라는 인물은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캐릭터다. 그는 왕을 좀비로 되살려 권력을 유지하려 하고, 결국 그 선택이 온 나라를 혼란에 빠뜨린다. 이러한 묘사는 현실의 부조리와도 맞닿아 있어, 시청자들로 하여금 단순한 오락을 넘어선 깊은 메시지를 곱씹게 만든다.

한국형 공포의 정체성과 가능성

『킹덤』의 성공은 한국 콘텐츠의 세계화에서도 큰 의미를 가진다. 한복, 한옥, 전통 문화가 녹아든 화면 속에서 펼쳐지는 좀비의 등장과 액션은 독창적인 미장센을 만들어냈다. 이는 단순히 ‘한국에서 만든 좀비 드라마’가 아니라, ‘조선의 색깔을 가진 새로운 장르물’로 받아들여졌다. 이는 향후 한국의 공포 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결론

『킹덤』은 단순히 좀비가 등장하는 스릴러가 아니다. 조선이라는 역사적 배경 위에 권력의 탐욕, 인간의 본성, 사회적 갈등과 같은 깊이 있는 주제를 덧입힌 수작이다. 공포와 액션, 정치와 드라마가 조화를 이루며 시청자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 고유의 정서와 서사 구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킹덤』은,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은 예술적 성취이자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콘텐츠로 평가받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