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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지리산』

by 이웃집 캐스퍼 2025. 5. 11.

드라마 <지리산 > 포스터

드라마 『지리산』

미스터리 너머의 헌신을 보다

 

K-드라마의 장르 확장은 이제 놀랍지도 않다. 로맨스를 넘어서 스릴러, 범죄 수사, 판타지까지 그 폭을 넓히며 시청자에게 색다른 몰입을 선사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tvN 드라마 『지리산』은 단순한 미스터리 드라마를 넘어서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영웅들을 조명한 작품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우리 일은 위험한 데서 무사히 살아 돌아가는 거야."


지리산 국립공원의 레인저들, 그 중에서도 전설적인 베테랑 레인저 서이강과 신비로운 비밀을 간직한 신입 레인저 강현조가 산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사고들을 파헤쳐나가는 과정을 통해 국립공원이라는 생소한 공간을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와 스릴, 그리고 인간애를 보여준다.

 

드라마는 미스터리, 스릴러, 범죄, 수사, 판타지, 서스펜스 등 여러 장르적 요소를 적절히 섞어 흥미로운 전개를 이어간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진짜 힘은 ‘레인저’라는 존재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 있다. 흔히 국립공원 하면 우리는 아름다운 풍경과 등산을 떠올리기 쉽지만, 그 이면에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조난과 사고를 막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활동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이 바로 국립공원 레인저다.

 

『지리산』은 이런 레인저들의 일상을 생생히 담아낸다. 눈 덮인 산길을 헤치며 조난자를 수색하고, 폭우 속에서도 구조를 멈추지 않으며, 때로는 목숨을 걸고 위험에 뛰어드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공무원’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만큼 강인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낄 수 있다.

드라마 속 서이강은 오랜 경험과 직감으로 산의 흐름을 읽는 인물이다. 그녀는 단순한 구조를 넘어, 산과 사람 모두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진정한 ‘수호자’다. 반면 강현조는 군 출신의 이질적인 인물로 시작하지만, 점차 서이강과 함께 산과 생명을 대하는 태도를 변화시켜 나간다. 이 두 사람의 관계는 마치 ‘산’과 ‘인간’의 상징처럼, 충돌과 조화를 거쳐 하나의 공동체로 나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드라마는 지리산이라는 실제 공간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산은 마치 또 다른 주인공처럼 살아 숨 쉰다. 사람을 품기도 하고, 위협하기도 하는 자연의 이중성은 드라마에 묵직한 메시지를 더한다. 인간은 자연을 정복하는 존재가 아니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 할 존재라는 점을 일깨운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를 통해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실제로 산에서 근무하시는 국립공원 레인저 분들의 존재다. 대중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는 직업이지만, 이들의 헌신이 없었다면 우리가 안전하게 자연을 즐기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고된 근무 환경, 예측 불가한 위험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그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하고 싶다.

『지리산』은 단순한 오락 드라마를 넘어,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영웅들에게 조명을 비춘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그들이 있기에, 우리가 산을 오를 수 있다.”

이 드라마를 통해 우리가 자연과 사람, 그리고 그 사이에서 묵묵히 일하는 이들에 대한 경외심을 다시 한 번 되새기길 바란다. 그리고 앞으로 국립공원에 발을 들일 때, 그곳을 지키는 분들을 떠올리며 조심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함께 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