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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보이스2: 혐오의 시대」

by 이웃집 캐스퍼 2025. 5. 3.

드라마 < 보이스 2> 포스터

진짜 귀 기울일 사건은 지금부터다! 

"지금 들리세요? 지금, 당신의 목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단 3초. 그 짧은 순간이 사람의 생사를 가른다. 고막이 찢어질 듯한 비명, 전화기 너머에서 울려 퍼지는 두려움의 떨림. 그것은 단순한 '소리'가 아닌, 구조 요청이자 삶을 향한 마지막 외침이다.

OCN의 대표 장르물 시리즈 중 하나인 《보이스》는 시즌 1부터 청각을 무기로 삼은 독특한 설정과 현실감 넘치는 범죄 묘사로 주목을 받아왔다. 그중에서도 《보이스 2 – 혐오의 시대》는 한층 더 강화된 스릴과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낸 작품이다. 이 작품은 단순한 수사극을 넘어, '듣는다는 것'의 의미를 날카롭게 파고든다.

  •  기획의도 – 혐오의 시대, 진짜 들어야 할 소리

제목이 암시하듯, 보이스2는 ‘혐오’라는 현대 사회의 병리적 감정을 주요 테마로 삼고 있다. 급속한 정보화와 디지털 사회로 접어들며 우리는 더 많은 소리를 접하고 있음에도, 정작 귀 기울여야 할 소리는 점점 묻히고 있다. 가정폭력, 성범죄, 여성 혐오, 사이코패스 범죄 등 다양한 혐오의 실체가 익숙하게 스크린에 오르지만, 사람들은 마치 그것이 픽션인 양 소비하고 망각한다.

드라마는 시청자들에게 묻는다.
“당신은, 누군가의 절박한 목소리를 제대로 듣고 있나요?”

특수청력으로 사람의 감정과 상황을 청취하는 ‘112 신고센터 골든타임 팀’의 리더 강권주는 단순한 형사가 아니다. 그녀는 ‘소리’를 통해 사건의 실마리를 파헤치고, 단서를 추적하며, 피해자의 고통을 듣는다. 이 드라마가 매력적인 이유는, 그 수사 방식이 단순한 두뇌싸움이나 액션이 아니라 ‘감각’을 바탕으로 한 인간적인 접근에 있다.

  •  장르의 조화 – 하드보일드 + 서스펜스 + 미스터리

보이스2는 전작보다 훨씬 어둡고 깊은 분위기를 띤다. 느와르적 정서하드보일드 수사물의 긴장감이 서스펜스와 결합되어, 한 회 한 회가 마치 ‘범죄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현실감을 안긴다.

형사 도강우(이진욱 분)는 PTSD와 의심스러운 과거를 지닌 인물로, 선과 악의 경계에 서 있다. 그의 불안정함은 시청자에게 끊임없는 긴장감을 주며, 강권주와의 불완전한 협력 관계는 수사의 중심축이자 드라마의 갈등 구조를 만든다. 이처럼 보이스2는 캐릭터 내면의 고통과 트라우마를 통해 단순한 범죄 해결 이상의 드라마적 서사를 구축한다.

여기에 공포와 판타지적 요소도 슬쩍 더해진다. 연쇄살인범의 등장, 잔혹한 범죄 현장,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사이코패스적 서사 구조는 드라마의 몰입도를 극대화한다. '실제로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이야기'라는 점이 더욱 소름 돋는 부분이다.

  • 사회적 메시지 – "듣지 않는 사회"에 대한 경고

보이스2가 단순한 범죄 드라마가 아닌 이유는, 사회 문제를 범죄의 본질과 연결 지어 보여주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은 하나같이 ‘들어주지 않는 세상’ 속에서 죽음의 문턱에 이른다. 신고를 무시당한 여성,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아이, 정신질환 가족을 방치하는 사회 시스템… 이 모든 사례들은 현실에서 결코 낯설지 않다.

드라마는 이처럼 ‘무관심’이라는 공통된 병을 지적한다. 그리고 강권주를 통해 말한다.

"소리를 들어라. 사람이 죽는다."

이 단순한 문장이 곧, 드라마의 전체 기획의도이자 메시지다. 단순한 형사물에 그치지 않고, 이 사회가 외면하고 있는 ‘진짜 비명’에 주목하게 만든다.

 

시즌 2는 명확한 해결보다는, 더 큰 질문을 던지며 끝난다. 범인은 잡히지만, 혐오는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가 귀를 막는 한, 또 다른 피해자는 생긴다. 결국 보이스2는 말한다.

"진짜 들을 준비가 되었는가?"

 

《보이스2 – 혐오의 시대》는 공포와 긴장, 범죄와 심리, 액션과 미스터리의 경계를 절묘하게 넘나들며, 시청자에게 단순한 오락 이상의 체험을 제공한다. 강력한 주제 의식과 탄탄한 캐릭터, 몰입감 넘치는 연출은 ‘듣는다는 것’이 곧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남긴다.

세상은 점점 시끄러워지고 있지만, 우리는 점점 더 아무것도 듣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보이스2의 외침은 지금도 귓가에 맴돈다.

"진짜 귀 기울일 사건은 지금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