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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김과장」

by 이웃집 캐스퍼 2025. 6. 2.

드라마 < 김과장 > 포스터

드라마 「김과장」

 팩트 폭력으로 무장한 통쾌한 오피스 활극

요즘 세상을 살아가며 가장 답답하게 느껴지는 순간은,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하지 못하는 현실이 아닐까요? 회사라는 작은 사회 안에서도, 거대한 조직이라는 틀 안에서도, 부조리와 비합리가 만연하지만, 우리는 어딘가에 얽매여 그것을 눈감고 외면한 채 살아갑니다. 그런 답답한 현실 속에서, ‘팩트 폭력’으로 중무장한 한 남자의 통쾌한 반란이 시작됩니다. 바로 드라마 「김과장」입니다.

현실 공감 200%의 오피스 드라마

「김과장」은 단순한 오피스 드라마를 넘어, 한국 사회의 회사 문화를 날카롭게 꼬집고 풍자하는 작품입니다. 비리와 부조리가 일상이 된 대기업 TQ그룹을 배경으로, 회계사 출신이자 원래는 ‘삥땅’(횡령)에 능한 인물이었던 주인공 김성룡이 등장합니다. 그는 돈만 보고 입사한 회사에서, 뜻밖에도 양심의 소리에 따라 부조리에 맞서 싸우게 되죠. 그 과정 속에서 ‘정의란 무엇인가’, ‘조직 내의 개인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며 시청자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듭니다.

유쾌함 속에 숨겨진 묵직한 메시지

드라마는 전체적으로 밝고 유쾌한 톤을 유지합니다. 김성룡 특유의 능청맞고 재치 있는 말투, 예상치 못한 행동들, 그리고 캐릭터들의 톡톡 튀는 매력은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합니다. 그러나 그 웃음 뒤에는 결코 가볍지 않은 현실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비자금, 인사 비리, 권력형 갑질 등 현실 사회에서 종종 뉴스로 접하던 문제들이 곳곳에 등장하며, 시청자들에게 강한 공감과 분노를 유도하죠.

이러한 요소들이 결합되어, 「김과장」은 단순한 코미디 드라마가 아니라,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드라마로서의 힘을 갖추게 됩니다. 웃음 뒤에 숨겨진 묵직한 메시지들은 시청 후에도 오랫동안 여운을 남기며, 우리가 사는 사회를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범죄? 하지만 영웅적인 범죄!

드라마 속 김성룡은 원래 ‘사기꾼 회계사’로 출발합니다. 공금을 슬쩍하고, 허위 장부를 작성하는 데 능한 인물이죠. 하지만 그는 점차 정의를 실현하는 '의적'으로 변화합니다. 이 드라마가 흥미로운 점은, 일반적인 범죄물을 뒤집어 범죄자였던 주인공이 사회적 정의의 실현을 위해 ‘범죄적인 방식’을 활용하는 아이러니를 통해 통쾌함을 극대화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로빈 후드나 홍길동 같은 전통적인 ‘의적’의 서사와 닮아 있으면서도, 현대 오피스라는 새로운 공간 속에서 재탄생한 형태입니다.

즉, 「김과장」은 범죄라는 요소를 단순히 스릴과 자극을 위한 장치로 쓰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것을 통해 사회 시스템의 허술함을 고발하고, 누군가는 이런 비상식적인 현실에 맞서야 한다는 도덕적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김성룡, 현대판 돈키호테

김과장은 이상주의자도, 처음부터 정의로운 인물도 아닙니다. 철저히 ‘현실적인 인간’으로 시작했지만, 점차 현실의 부조리에 눈을 뜨고 자신도 모르게 그에 맞서는 인물이 됩니다. 그는 조직 내의 갈등, 권력 게임, 비리의 수렁 속에서 때론 어이없을 정도로 우직하게 정의를 향해 돌진합니다. 그리고 그 우직함이, 많은 시청자들에게 오히려 희망이 되어 돌아옵니다.

현실에서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타협하며 살고 있진 않은가요? '괜히 나섰다 피해 보지 말자'는 말을 너무 익숙하게 내뱉고 있진 않나요? 김과장은 그런 우리에게 말합니다.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그리고 그것이 때로는 코미디처럼 보일 수 있어도, 그 자체가 매우 강력한 저항이 될 수 있다고 말이죠.

웃기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드라마

드라마 「김과장」은 웃기지만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풍자와 유머로 무장했지만, 그 안에는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의 무게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김성룡이라는 인물은 우리가 잊고 지낸 정의, 양심, 용기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매개체가 됩니다.

결국, 이 드라마가 던지는 메시지는 간단합니다. “작은 정의가 모이면,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
이 말 한마디가, 이 드라마의 기획의도이자, 우리가 이 드라마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교훈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