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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라이브 (Live)》

by 이웃집 캐스퍼 2025. 5. 1.

드라마 <라이브 (Live) > 포스터

《라이브 (Live)》

   2018년 tvN에서 방영된 작품으로, 대한민국 경찰들의 일상과 고충, 그리고 사회와 시민을 위해 분투하는 모습을 진솔하게 그려낸 현실 밀착형 휴먼 경찰 드라마이다. 노희경 작가가 집필하고 김규태 감독이 연출을 맡은 이 작품은 경찰이라는 직업에 대한 기존의 편견을 걷어내고, 그 이면에 숨겨진 인간적인 면모를 조명하고자 하는 기획 의도 아래 제작되었다.

 

《라이브》는 일반적인 형사물, 느와르, 혹은 범죄 수사극과는 결이 다르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화려한 추격전’, ‘카리스마 넘치는 주인공’ 중심의 전개보다는, 경찰들의 평범하고도 치열한 일상에 집중한다. 경찰 조직 내 다양한 직군, 예를 들면 순찰팀, 강력계, 교통과 등 다양한 부서의 경찰들이 사건을 접하고 해결하는 과정,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인간적인 갈등과 연대, 상처와 성장을 그려냄으로써, 시청자들이 경찰을 하나의 직업군이자 사회의 구성원으로 이해하게 만든다.

 

 드라마의 배경

주로 서울 도심의 한 지구대로 설정되어 있다. 주인공인 한정오(정유미 분)와 염상수(이광수 분)는 순경으로서 사회 초년생의 위치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들이 지구대에 배치되어 사건사고를 접하고, 상사들과 부딪히고, 시민들과 갈등하며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시청자는 현실감 있는 경찰의 삶을 엿보게 된다. 이 드라마는 범죄 해결보다 사건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와 내면에 집중한다. 각 에피소드마다 등장하는 사건은 단지 극적인 장치가 아니라, 인물들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로 기능한다.

 

 경찰 액션 장르

 경찰 액션 장르 외피를 갖추었지만, 그 중심에는 깊은 휴먼 드라마가 있다. 물론 극 중에서는 범인을 쫓는 추격전이나 격렬한 체포 장면도 등장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사건을 해결한 후에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경찰들의 감정, 즉 트라우마, 무기력감, 회의감, 그리고 책임감이다. 이 드라마는 ‘영웅적인 경찰’보다는 ‘불완전하고 흔들리는 인간으로서의 경찰’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러한 사실적인 묘사는 때로는 느와르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한다. 특히 조직 내 권위적인 분위기, 계급 중심의 의사소통, 사건 처리에서의 압박과 정치적 문제 등은 기존의 느와르 장르가 다루는 주제와도 맞닿아 있다. 하지만 《라이브》는 이 모든 것을 낭만화하거나 미화하지 않는다. 오히려 비판적이고 균형 잡힌 시선으로 경찰 내부의 모순과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며, 현실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강조한다.

 

한편, 이 드라마는 형사적 언어 사용과 선정성, 폭력성에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사건 현장의 묘사는 상당히 사실적이며, 때로는 거친 언어와 신체적 충돌이 빈번히 등장한다. 경찰이라는 직업 특성상 다양한 범죄 장면이 재현되며, 성범죄, 가정폭력, 자살, 마약, 살인 등 민감한 주제가 적나라하게 다뤄진다. 이러한 장면들은 극의 리얼리티를 높이지만, 청소년 시청자나 감정적으로 민감한 시청자에게는 불편함이나 자극이 될 수 있는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특히 경찰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전문 용어, 무전 언어, 군대식 계급 문화에서 파생된 거친 말투 등은 사실성 있는 대사로서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동시에, 일부 시청자들에게는 모방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었다. 또한 체포 장면에서의 과격한 물리력 사용, 감정이 격해진 상태에서의 폭언이나 충돌 등은 자극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으며, 드라마가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만큼 선정성과 폭력성에 대한 시청자의 인식과 해석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이브》는 경찰을 미화하거나 악마화하지 않고, 하나의 사회 구성원으로서 ‘사람’에 집중하는 균형 잡힌 시선을 유지한다. 드라마는 "경찰도 우리와 똑같은 감정을 지닌 사람이며, 그들 또한 지치고, 아프고, 때로는 실수도 한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전달한다. 이는 단순한 직업군에 대한 이해를 넘어, 사회 전반에 대한 통찰과 공감으로 확장된다.

또한 이 작품은 노희경 작가 특유의 감정선과 사회적 메시지가 잘 드러나는 드라마로 평가받는다. 작가는 인간의 내면, 관계의 갈등, 그리고 제도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의 무게를 날카롭고도 따뜻하게 조명한다. 덕분에 《라이브》는 단순한 경찰 드라마를 넘어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 안에서 존재감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남았다.

결국 《라이브》는 현실을 고스란히 투영한, 경찰이라는 직업을 통해 대한민국 사회를 들여다보는 창과 같은 드라마이다. 자극적 요소와 리얼리즘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액션과 감정, 조직과 개인, 이상과 현실을 오가며 복잡한 인간 군상을 그려낸다.

그래서 《라이브》는 단순한 오락물 이상의 가치가 있으며, 경찰이라는 상징을 통해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인간의 본질적인 고민을 함께 들여다볼 수 있는 소중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