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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조립식 가족〉

by 이웃집 캐스퍼 2025. 5. 1.

드라마 <조립식 가족 > 포스터

드라마 〈조립식 가족〉과 원작 〈이가인지명〉의 비교 분석

 

가족, 성장, 청춘, 힐링을 그리는 따뜻한 서사

2024년 방영된 한국 드라마 〈조립식 가족〉은 중국 드라마 〈이가인지명(以家人之名, 영어 제목: Go Ahead)〉을 원작으로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가족의 새로운 형태, 청춘의 아픔과 성장, 그리고 사랑을 유쾌하고도 따뜻하게 풀어낸 힐링 성장 로맨틱 코미디이다. 두 드라마는 같은 이야기 구조를 바탕으로 하지만, 문화적 차이와 사회적 맥락, 캐릭터의 디테일, 감정의 표현 방식 등에서 차이를 보이며 각기 다른 정서를 자아낸다. 이 글에서는 두 작품을 비교하며 그 차이점과 공통점을 분석하고, 가족과 성장이라는 테마가 어떻게 해석되었는지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 이야기의 구조와 주요 설정

〈조립식 가족〉과 〈이가인지명〉은 모두 혈연이 아닌 세 명의 청춘이 한 집에서 자라며 가족 이상의 관계를 형성하고, 그들 각자의 상처를 극복하고 성장해가는 과정을 다룬다. 부모의 부재 혹은 무관심, 이혼, 죽음 등으로 인해 상처받은 세 주인공이 우연히 한 가족이 되며 시작되는 설정은 두 드라마 모두 동일하다. 중국 원작은 리젠젠, 링샤오치, 허쯔추라는 세 인물이 중심이며, 한국 리메이크에서는 이름과 배경이 한국적으로 재구성되어 있지만 유사한 관계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조립식 가족’이라는 제목 자체가 상징적이다. 조립식 가구처럼 서로 다른 부품이 모여 하나의 형태를 이루듯, 혈연이 아닌 인연으로 만들어진 가족이 결국 진정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가족의 의미가 변화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며, 시청자에게 새로운 가족의 형태에 대한 공감과 위안을 전달한다.

  • 가족이라는 테마의 차이점과 공통점

〈이가인지명〉은 중국 사회 내 전통적 가족 가치관과 현대적 개인주의가 충돌하는 맥락 속에서, ‘선택된 가족(chosen family)’이라는 개념을 정서적으로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한국판 〈조립식 가족〉은 한국 사회 특유의 정(情) 문화, 유교적 가족 개념, 그리고 최근의 1인 가구 증가와 비혈연 공동체의 다양성 논의를 반영해 가족의 의미를 재조명한다.

두 작품 모두 ‘혈연이 없어도 진정한 가족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지만, 그 접근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중국 원작은 다소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분위기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며, 가족의 상처와 회복을 비교적 정적인 흐름으로 다룬다. 반면 한국 리메이크는 보다 유쾌하고 경쾌한 톤을 유지하며, 로맨틱 코미디의 요소를 강화해 시청자에게 보다 쉽게 감정 이입을 유도한다.

  • 성장 서사의 표현 방식

두 작품은 모두 주인공들의 성장 서사를 중심으로 한다. 어린 시절의 상처와 결핍을 안고 자란 이들이 서로의 존재를 통해 치유되고 자립해 나가는 과정은, 청춘의 복잡한 감정과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중국 원작은 회상과 현재를 오가며 인물의 심리 변화에 집중하고, 세 인물이 각자의 삶을 살아가다 다시 재회하는 구조를 통해 시간의 흐름에 따른 감정의 깊이를 강조한다.

한국판 〈조립식 가족〉은 보다 빠른 전개와 드라마틱한 사건 구성을 통해 몰입감을 높인다. 성장이라는 주제를 보다 현실적이고 현대적인 문제들과 연결지으며, 청년 세대의 자립, 일과 사랑, 꿈과 현실 사이의 갈등 등을 다층적으로 조명한다.

  • 로맨틱 코미디와 힐링 코드

원작 〈이가인지명〉은 감정의 절제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는 중국 드라마의 특징을 따르며, 로맨틱 요소를 담백하게 풀어낸다. 한편 한국 리메이크는 로맨스와 코미디 요소를 전면에 내세워 보다 대중적인 매력을 가진다. 서로 친구였던 인물들 사이에서 피어나는 연애 감정, 삼각관계의 설렘과 갈등은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적인 재미를 제공하면서도, 깊은 감정선의 울림을 놓치지 않는다.

특히 힐링이라는 코드 측면에서 두 작품 모두 따뜻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같이 밥 먹자’, ‘함께 지내자’는 일상의 대화 속에서 가족의 정과 소소한 행복이 강조되며, 시청자에게 감동과 위안을 준다. 치유의 드라마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하며, 팬데믹 이후 심리적으로 지친 대중에게 감성적인 안식처가 되어준다.

  • 문화적 맥락과 현지화 전략

〈조립식 가족〉은 원작의 강점을 살리면서도 한국 정서에 맞는 리메이크 전략을 택했다. 한국 사회의 교육 열기, 부모 세대와의 갈등, 청년 세대의 취업난 등 현실적 요소를 적절히 반영해 공감을 높였으며, 캐릭터의 성격이나 배경 설정에서도 한국적인 색깔이 강하게 느껴진다. 이는 단순한 각색이 아니라, 한국 사회에서의 가족과 사랑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담은 창작이라 할 수 있다.


결론 :  〈조립식 가족〉과 〈이가인지명〉은 모두 현대 사회에서의 ‘진짜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두 작품 모두 서로 다른 상처를 가진 인물들이 만나 서로를 치유하고 성장해가는 과정을 통해, 가족이라는 개념이 혈연을 넘어선 감정적 연대임을 보여준다. 로맨틱 코미디의 형식을 통해 무거운 주제를 부드럽게 풀어낸 이 작품들은, 단순한 드라마를 넘어 우리 삶의 중요한 가치를 되새기게 하는 의미 있는 콘텐츠로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