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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유령을 잡아라〉

by 이웃집 캐스퍼 2025. 6. 27.

 

드라마 < 유령을 잡아라 > 포스터

드라마 〈유령을 잡아라〉

 

첫차부터 막차까지! 지하철에서 펼쳐지는 짜릿한 수사 활극

 

 

매일 아침과 저녁,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고 퇴근한다. 사람들로 가득 찬 혼잡한 객실, 피곤에 절은 얼굴들, 그리고 무표정하게 움직이는 군중 속 일상. 그런 평범하고 익숙한 공간이 어느 순간, 상상도 못 한 비밀과 긴장감이 숨 쉬는 범죄의 현장이 된다면 어떨까?

 

**tvN 드라마 〈유령을 잡아라〉**는 바로 그 ‘익숙한 낯섦’의 공간, 지하철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참신하고 독창적인 수사극이다. 드라마는 ‘지하철 경찰대’라는 실제로 존재하지만 드라마 속에서 본격적으로 조명된 적 없던 특수 경찰 조직을 전면에 내세워, 범죄의 사각지대라 여겨졌던 지하철 내부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본격적으로 파헤친다.

숨겨진 공간, 숨 막히는 진실

“첫차부터 막차까지! 우리의 지하는 지상보다 숨 가쁘다!”라는 슬로건이 말해주듯, 〈유령을 잡아라〉는 ‘도시의 뒷면’을 조명한다. 많은 사람들이 매일 이용하면서도 무심코 지나치는 지하철 공간. 그곳은 CCTV의 사각지대도 있고, 법의 감시가 미치지 못하는 음지이기도 하다. 그런 틈을 타, 연쇄살인범 '지하철 유령'이 출몰하고, 그의 뒤를 쫓는 지하철 경찰대의 활약이 시작된다.

이 드라마는 단순한 범죄 수사가 아니라, ‘공간이 주는 공감’을 이야기한다. 냄새나고, 더럽고, 숨 막히는 그곳. 보통의 사람들은 외면하지만, 그곳에서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밤낮으로 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쩨쩨한 형사들'의 '짱짱한 수사극'을 유쾌하고도 진중하게 풀어낸다.

 상극 콤비, 밀착 수사의 진짜 재미

드라마의 중심에는, 성격도 수사 방식도 정반대인 두 인물이 있다. 행동파의 열혈 신참 형사 유령(문근영 분)과 원칙주의자이자 수사보다는 안전 관리를 중시하는 고지석 반장(김선호 분). 서로 너무나도 다르기에 부딪히고, 충돌하면서도, 점차 서로의 방식과 상처를 이해하게 된다. 그들의 티격태격 케미는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로, 수사극에 인간적인 온기를 더해준다.

특히 유령이라는 이름을 가진 주인공이 ‘지하철 유령’이라는 정체불명의 범인을 쫓는다는 구조는 극의 메타적 재미도 제공한다. 유령은 단순한 신참 형사가 아니라, 사라진 자신의 쌍둥이 동생의 흔적을 좇는 인물로서, 개인적인 사연과 직업적 책임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고 성장하는 복합적인 캐릭터다.

 지하철이라는 공간이 주는 긴장감

지하철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드라마 속 지하철은 매 장면마다 새로운 의미로 재탄생한다. 복잡한 환승역, 텅 빈 막차, 폐쇄된 터널, 멈춰 선 열차… 그 모든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스릴러 장르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공간적 장치로 작용한다.

또한 실제 도시철도공사와 협업하여 촬영된 세트는 사실감과 현장감을 배가시킨다. '이게 드라마가 아니라 실제 사건 현장 같다'는 느낌을 줄 만큼, 현실적이고 밀도 높은 구성은 시청자들에게 더욱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정의를 향한 작지만 뜨거운 발걸음

〈유령을 잡아라〉는 단지 스릴 넘치는 범죄 수사극에 그치지 않는다. 이 드라마는 ‘경찰이란 무엇인가’, ‘정의란 어떤 모습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범죄부터, 사회의 그늘에 숨겨진 거대한 악까지. 유령과 고지석은 오늘도 출근하는 시민들 사이로 파고들며, 어쩌면 너무 평범해서 지나쳤던 진실을 하나씩 꺼내어 밝힌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진지하고, 웃기면서도 감동적인 이 드라마는, 한국형 수사극이 나아가야 할 방향 중 하나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하철이라는 독특한 공간, 개성 넘치는 인물, 긴장감과 따뜻함을 오가는 이야기의 흐름까지. **〈유령을 잡아라〉**는 ‘생활 밀착형 수사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냈다.